'대화록'은 민구홍과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학부/대학원이 함께하는 새로운 질서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본인을 소개하고 싶은 사람을 선정해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형식을 취한다. 개인은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에게 본인을 소개하고 10개의 씨앗을 통해 상대방과 대화를 나눈다.

1 본문에서 단행본의 제목은 《 》로 표시했다.
2 원문에서 하이퍼 링크인 부분은 이와 같은 밑줄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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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 ː 치, research / 리서치는 어떤 주제에 대한 학술 연구. 지식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한 인간의 활동이며 세상의 여러 측면에 대하여 인간이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이미 존재하던 지식의 발견, 해석, 정정, 재확인 등에 초점을 맞추는 체계적인 조사를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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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연구자입니다. 제 프로젝트는 주로 디자인, 기술, 출판을 포함하며, 불평등한 구조나 위계를 흐트러뜨릴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인의 역할을 다룹니다. 최근에 뉴욕의 바드 대학원센터에서 발행하고 피터 밀러가 편집한 “리서치란 무엇인가?”(What is Research?)를 번역하여 출판했고, 예일대학교 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Q2. 플레인앤버티클에서 출판하신 '리서치란 무엇인가?'를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읽고 인터뷰를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 책은 2019년 뉴욕의 바드 대학원센터(Bard Graduate Center, 이하 BGC)에서 열린 대담 《리서치란 무엇인가》(What is Research?)를 BGC의 디렉터인 피터 밀러가 편집한 기록입니다. 리서치를 개념과 실천으로 이해하기 위해 BGC에 예술가, 과학자, 인문학자가 모여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 대화는 세 번의 저녁 토론을 걸쳐 진행되었고 모두 맥아더 펠로인 애니 도슨, 엘로디 게딘, 톰 조이스, 히데오 마부치, 캠벨 맥그래스, 피터 밀러, 안–미 레, 실라 니런버그, 테리 플랭크, 마리나 러스토우가 모였습니다.

리서치는 우리가 수행하는 것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고, 우리 자신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리처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공부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우리의 문화적 사각지대인거죠. 그리고 문화적 사각지대는 발견해낼 수만 있다면 연구할 가치가 다분한 대상입니다.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의 부재, 어떤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고 같은 주제를 연구하자면 우리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할 수 있습니다. — 《리서치란 무엇인가》에서 발췌

이 책은 제가 BGC를 통해 저작권을 얻었으며, 이후 미술사를 공부하는 박지윤1과 함께 번역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습니다. 저희는 번역 과정에서 독자가 리서치를 에워싼 다양한 분야의 다층적인 텍스트를 읽어낼 수 있도록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영어판을 디자인한 스튜디오 Europium2과 줄리아 노비치가 한국어판을 디자인했습니다. 기존 영어판에서 사용된 Common Serif3가 Favorit으로 바뀌며 글의 인상이 많이 바뀌었어요. 표지 사진은 Europium에서 촬영하였고 8가지 접지 변형으로 제작했습니다. 8가지 표지는 책에서 언급된 리서치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 Europium, 2021. 플레인앤버티컬 제공.
1 박지윤은 예일대학교에서 미술사 학사 학위를 받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에 다니고 있습니다. 보스톤 순수미술 박물관(Museum of Fine Arts, Boston), 광주비엔날레,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Mundus Imaginalis: 8th Climate, Yangjiri 1929 Documentary, 그리고 Black Night와 같은 논문, 다큐멘터리 자막, 시를 옮겼습니다. 주요 연구는 바위로 조각된 절벽 불상과 그것들이 불러일으키는 생태학적 인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 https://www.europium.studio/
3 Wei Huang 디자인

Q3. 책 속 몇 가지 질문을 저도 드려볼까 합니다. 리서치에 관한 유선님의 작업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디자이너이자 연구자입니다. 제 프로젝트는 주로 디자인, 기술, 출판을 포함하며, 불평등한 구조나 위계를 흐트러뜨릴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인의 역할을 다룹니다. 디지털로 제작한 도구와 아카이브로 그래픽 디자인 영역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고 그 의미를 업데이트하고 노동의 재현에 대해 다루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먼저 출판이라는 행동은 저의 리서치 작업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출판사의 첫 책으로 《리서치란 무엇인가》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액세스 권한을 얻는 것부터 내용과 제작에 참여하고 생산하여 배포하는 과정에서도 위계를 흐트러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포착하려고 합니다. 데이터 페미니즘, 디지털 공간과 복제, 글리치 등에 대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고, 작업을 하면서 적용했던 자동화 도구와 기능에 대한 출판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리서치 과정이 결과가 되도록 만들거나, 리서치가 작업과 공공 영역의 연결 고리, 관문(portal, entry)가 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원본을 디지털로 아카이브 하는 과정, 사적인 컬렉션을 공공 영역으로 만드는 과정이에요. 공공 영역에 스캐너를 설치하고 스캔하는 과정을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발행하는 방식입니다. 스캔 이미지에 오류가 나거나 업로드되는 과정애서 글리치가 나타나기도 하고 독자의 손과 제스처도 원본과 함께 스캔한 형태로 웹사이트에 나타납니다. 한국 브리태니커의 한창기가 발행했던 잡지 뿌리깊은나무, 샘이깊은물을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Q4.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리서치를 하시나요? 추천하시는 방법이나 팁이 있을까요?

저는 무언가를 발견하면 최대한 많은 참고 문헌이나 자료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나선 무언가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인터뷰를 하거나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콘텐츠가 너무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고 자동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UI도 습관에서 만들어진 자동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리서치를 할 땐 이런 구조나 틀을 확실하게 벗어던지는 것 같아요. 확실한 것과 분명하지 않은 것, 자동과 수동, 시스템과 느슨함을 오갑니다. 그러면서 생각하고 있던 것에 대해 반성하고 보충하며 제 리서치가 강화되는 것 같아요.
필드에서는 주로 단일한 형태의 서비스가 아닌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미디어로 작업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프레임워크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했어요. 작은 일이더라도 이 과정을 거치면 미래에 그 일이 다른 형식으로 발전할 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리서치를 할 때 형식의 장점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5. 리서치는 생산의 측면에서만 행해지고, 바깥으로 향하는 측면에선 리서치를 보여주지 않는 걸까요? (29쪽), 해당 질문에 대해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서치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생명력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작가가 리서치를 하며 작업을 생산한 것에 수많은 큐레이터 평론가 관객의 해석과 생각이 덧대어지고 또 그것들이 쌓여 생산된 앤솔로지를 보게 되는 것처럼요.


공공에 기증된 작품들로 꾸려진 작가의 전시를 모아보았습니다. 1998년, 천경자 화백은 194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제작한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습니다. “천경자의 혼” 전시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 기증을 기념하고 관객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2002년부터 개최된 상설전입니다. 이로부터 12년 만에 천경자의 상설전시실은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라는 이름으로 전면 교체되었고, 2016년에는 작고 1주기에 맞추어 작가의 작업을 기리고자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가 열렸습니다.
© 위: 서울시립미술관. 아래: 뿌리깊은나무 1976년 6월호. 본인 소장
이 전시는 서도호 작가의 작업을 처음 본 전시입니다.
© 로댕갤러리. 본인 소장

Q6. 다른 종류의 리서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습니까? 다른 종류의 예술가나 과학자가 되고, 다른 방법으로 리서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요. (67쪽)

저도 책에 나오는 “테리 플랭크”처럼 제가 하는 일이 좋아요. 예측할 수 없지만, 그 분야를 알아가기 위해서 경험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Q7. 누구든지 리서치를 할 수 있나요? 리서치는 적절한 환경이나 적절한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가요? (중략) 그들이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술과 재료에 대한 지식수준까지 도달하는데 걸린 준비 작업과 시간에 대해 생각하나요? 이 과정을 리서치, 또는 리서치 과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72쪽)

저희가 하는 리서치는 그 과정(리서치)에 관한 관찰이라고 생각합니다.

Q8.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어디에서 리서치의 방법을 배웠나요? 리서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처음 했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75쪽)

어렸을 때 과학 시간에 소화 기관을 배우면 백과사전과 책을 모아서 공부하고 실제 스케일로 인체의 소화 기관을 종이에 그려서 모형을 만들었어요. 필드에서는 타입 디자인 회사, 대학원 연구실, 건축사무소, 디자인 스튜디오와 에이전시에서 여러 가지 태도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각각의 영역에서 리서치가 탐구와 창작의 모든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매트릭스4”로 작동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4 《리서치란 무엇인가》에서 발췌

Q9. 유선님이 보신 작업 중 가장 인상깊은 리서치와 결과물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Roni Horn, Remembered Words

© Roni Horn, et al. Remembered Words. Steidl, 2022. 책 내부 촬영
https://steidl.de/Books/Remembered-Words-0827333855.html

Haig Aivazian, All of your Stars are but Dust on my Shoes
© Haig Aivazian, All of your Stars are but Dust on my Shoes. 2021, New Museum에서 촬영

The Laramie Project and The Laramie Project: Ten Years Later
The Toaster Project http://www.thetoasterproject.org/

Q10. 앞으로 어떻게 리서치하면 좋을까요?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함께 보게 될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관대하게, 용감하게!

Q1.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황세미입니다. 2018년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해 공부한 지 햇수로 5년이 되었어요. 기획부터 시각화까지 다루는 과정을 즐깁니다. 다양한 물성이 가진 상관관계에 흥미를 가져 여러 매체를 공부 중입니다. 디자인 스튜디오2 수업에서 진행하는 대화록 웹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2. 플레인앤버티클에서 출판한 '리서치란 무엇인가?'를 이번 대화의 주제로 삼은 까닭이 있나요?

내가 좋아하는 유선쌤 ~^^

Q3. 책 속 몇 가지 질문을 저도 드려볼까 합니다. 리서치에 관한 세미님의 작업이 있다면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Q4.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리서치를 하시나요? 추천하시는 방법이나 팁이 있을까요?

Q5. 리서치는 생산의 측면에서만 행해지고, 바깥으로 향하는 측면에선 리서치를 보여주지 않는 걸까요? (29쪽), 해당 질문에 대해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6. 다른 종류의 리서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습니까? 다른 종류의 예술가나 과학자가 되고, 다른 방법으로 리서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요. (67쪽)

Q7. 누구든지 리서치를 할 수 있나요? 리서치는 적절한 환경이나 적절한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가요? (중략) 그들이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기술과 재료에 대한 지식수준까지 도달하는데 걸린 준비 작업과 시간에 대해 생각하나요? 이 과정을 리서치, 또는 리서치 과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72쪽)

Q8.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어디에서 리서치의 방법을 배웠나요? 리서치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처음 했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75쪽)

Q9. 유선님이 보신 작업 중 가장 인상깊은 리서치와 결과물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Q10.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함께 보게 될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재미있죠?